설득에도 고민이 필요하죠

Shanna
여기어때 기술블로그
9 min readNov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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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수현(Shanna) / Product Owner

여기어때 상품카드 개선기

안녕하세요 여기어때 Customer Experience Lab의 Product Owner 고수현(Shanna)입니다.

제가 속한 Search & Discovery 파트는 ‘숙소를 찾는 모든 고객이 여기어때에서 가장 쉬운 상품 비교 경험을 가지게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 중의 하나가 여기어때 상품카드(이하 셀러카드)인데요.

지난 글에서 셀러카드 개선 프로젝트의 솔루션 도출 과정을 UX 관점에서 살펴보았죠.

셀러카드 개선 프로젝트는 솔루션을 도출하는 과정도 어려웠지만 프로젝트 시작부터 실험을 진행하고 검증하기까지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PO의 입장에서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셀러카드, 왜 바꾸려고 했나요?

셀러카드는 상품을 비교 탐색하는 과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가 개선해야하는 부분 중 하나였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1. 사용자의 탐색 맥락과 다른 구조

지난 AB테스트 및 UT결과를 보았을 때, 사용자들은 숙소의 비교 탐색을 위해 굉장히 짧고 반복적으로 셀러카드를 클릭하고 있어요. 셀러카드에서 많은 정보를 보여줘도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보만 보고 넘어가지만 우리는 가능한 많은 설명을 하려고 하고 있었어요. 사용자의 탐색 경험을 고려하여 개선이 필요했어요.

2. 일관된 경험 부족

사용자들은 주요 탐색 경로인 카테고리를 통한 탐색과 검색을 포함하여 여기어때에서 숙소를 탐색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다양해요. 하지만 각 영역 별로 다른 셀러카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할 수 없고 학습이 필요한 상황이에요.(이미지로 추가 설명)

3. 프로덕트 측면에서의 리소스 비효율

일관성 없는 셀러카드는 리소스 활용에도 비효율적이에요. 영역 별로 다른 셀러카드로 인해 이슈가 생기면 정책, 디자인, 개발이 모두 형태 별로 각각 대응해줘야 하거든요. 불필요한 리소스가 많이 쓰이게 되는 점이 문제였어요.

또 기존의 셀러카드는 2021년에 개편된 이후로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최신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카테고리, 탐색 위치, 광고등급에 따라 다른 셀러카드 구조로 일관된 경험 부족

지난했던 설득의 과정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의 설득

여기어때 서비스는 OTA(Online Travel Agency)이기 때문에 수요(숙소를 예약하는 사용자)와 공급(숙소를 공급하는 사용자) 모두 존재하고,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해요.특히, 셀러카드는 공급자 입장에서 다른 숙소와 경쟁해야하는 중요한 영역이라 셀러카드의 변화를 이해관계자들에게 단번에 설득하기 어려웠어요. 또 여기어때 셀러카드는 광고 상품과도 관계가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까지 그간 많은 PO들이 셀러카드 개선을 시도했지만 크게 바꾸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죠.

일반 사용자와 파트너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셀러카드 구조 필요

셀러카드 개선을 제안하던 시점에도 모텔은 광고 수익화 모델을 고민하고 있었고, 펜션은 광고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각 사업부의 우려가 컸어요. 하지만 ‘여기어때에서 가장 쉬운 상품 비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꼭 개선되어야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다시 설득하기로했죠 .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왜 셀러카드가 바뀌는 것에 이렇게 민감하지?’부터 다시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니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인 것을 파악하고, 비즈니스 측면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역에서 먼저 AB테스트해보는 걸로 의견을 모았어요.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조건으로 탐색하는 검색 결과 페이지로 범위를 한정해서 진행하고, 결과를 본 후에 다른 영역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안하여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어요.

UX Designer와의 커뮤니케이션

여기어때는 사용자가 접하게 되는 모든 요소를 AB테스트하고 사용자의 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 있어요. 셀러카드에서도 AB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테스트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어요.

UX Designer와 함께 기존의 문제 분석 및 아이데이션 후에 백로그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UX 솔루션을 도출하는 순서를 거쳤어요.

솔루션 도출 과정에서 UX 디자이너의 고민이 정말 많았고 어느 순간 진도가 잘 나가지 않던 시기도 있었어요. 저는 디자이너가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했고, 기존 요소들이 오히려 솔루션 도출에 허들이 된다고 판단했어요. 가령, 가격이나 이미지의 크기, 부가 정보 등을 각각 솔루션을 고민하다보니 기존 요소들과 부딪힐 수 밖에 없고, 최종적으로 어떤 셀러카드가 될 것인지 담당자조차도 예측할수가 없었죠. 그래서 백로그별 솔루션이 아닌 최종 솔루션을 요청했고, 저는 그 최종 솔루션을 어떻게 나누어 테스트할지 고민했어요.

솔루션 범위 설정: 효과낼 수 있을만큼의 사이즈를 설정하기

최종 솔루션을 기준으로 테스트 범위를 나눌 때 또 다른 고민에 빠졌어요. 바로 이전까지의 셀러카드에서 진행한 A/B테스트 결과가 그리 좋지 못하단 것이었죠.

보통 AB테스트는 하나의 변수를 기준으로 실험하는데, 셀러카드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지만 다른 영역에 비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셀러카드가 탐색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용자가 구매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몇 가지 단계가 더 필요해요. 사용자가 객실을 예약하는 단계까지는 숙소 정보를 확인하고, 객실 상세 정보 및 가격까지 확인해야하는 많은 단계가 남아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최종 솔루션을 한번에 실험하기로 결정하고 제안하게 되었어요. 기존 실험 방식과 달랐기 때문에 리더들을 설득해야했고, 우리가 한 번에 실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어요. 이전의 실험 결과들이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거나, 사용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보를 강조하여 노출했을 때 구매에 영향을 가져다 주었다는 점과 경쟁 서비스들의 셀러카드 AB테스트 범위를 분석하고, 서베이 결과를 정리해서 공유했죠.

또, 실험의 범위가 크기 때문에 결과 검증을 위해 주요 가설 외에도 부가 가설들을 세우고 AB테스트와 UT를 동시에 진행하여 정성적, 정량적으로 결과를 분석하기로 했죠.

사용성 개선 검증을 위한 UT 진행

테스트 결과

이번에도 큰 영향이 없으면 어쩌나하는 걱정과 달리 셀러카드의 변화는 구매 전환 및 GMV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어요. UT 결과에서도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우리가 강조하여 제공하는 정보와 사용자가 탐색에서 중요하다고 느끼는 정보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AB테스트 및 UT 결과를 간단하게나마 공유하자면,

  • 주요 정보로 판단했던 숙소 이미지, 리뷰, 최종 가격을 쉽게 확인하고 해당 정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비교 · 탐색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어요. 또, 부가적인 정보라고 판단되는 정보들을 제거했지만 탐색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어요.
  • 숙소 이미지를 중요하게 보지만 작은 이미지로 제공해도 원하는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다른 정보들과 그룹핑되어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는 것을 확인했어요. 이미지를 크게 노출하는 경우보다도 클릭 유저 비율과 GMV per User가 더 크게 증가했어요.
    특히 호텔은 숙소 이미지를 통해 주변 환경, 외관, 분위기 등을 확인하기 때문에 이미지 크기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다른 카테고리와 유사하게 전체 정보를 한눈에 잘 파악할 수 있는 셀러카드에서 구매전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어요.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일들

어떻게 보면 이번 셀러카드 개선 실험은 시작일거예요. 이번 실험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회고하면서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했고 앞으로 고쳐나갈 계획이에요.

처음에 말씀드렸듯 여기어때에는 다양한 탐색경로가 존재하고 아직 일관성 있는 탐색 경험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요. 사용자가 탐색하는 경로와 관계없이 일관된 정보를 얻고 탐색할 수 있도록 개선된 셀러카드를 점점 확대 적용할 예정이에요. 해외숙소도 초기 셀러카드 개선 범위에 포함되어있었던 만큼 곧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답니다. 또, 숙소 정보부터 객실 정보의 비교 탐색까지 셀러카드의 탐색 경험이 연결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어요.

적용 범위를 늘려나갈 계획이에요

마무리하며

셀러카드 개선이 백로그 상태에서 서비스에 적용되기 까지 8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렸는데요. 제가 여기어때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긴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PO로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었어요. 긴 시간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였던만큼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설득해야했고, 우리가 개선해야하는 이유부터 테스트 영역 및 범위 설정, 솔루션 도출까지 모든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의 연속이었거든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얘기하면서도 듣는 사람에 따라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었어요. 더불어, 빠른 이해를 위해 UX 디자이너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시각적인 자료를 같이 준비한 덕분에 실무자간의 얼라인도, 이해관계자들을 이해시키는 일도 좀더 수월하게 해낼 수 있던 것 같아요. 이 기나긴 여정을 한 문장으로 형언하기 어렵지만, 그 시간을 비례하는 만큼 PO로서 저 또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겠죠.

✔️ 글쓴이를 더 알고 싶다면?: 링크드인
구성 및 편집: 이소연(Jetty) UX Writer
그래픽 도움: 한동현(Noah) Product Brand Designer

  • 해당 글과 이미지를 인용 또는 재가공 시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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