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퍼소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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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 기술블로그
7 min readMar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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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혜수(Riley) / UX Researcher

a.k.a 여기어때 퍼소나 대장정 (1)

안녕하세요. UX Researcher 정혜수(Riley)입니다. 여기어때 UX Researcher로 합류 후 가장 먼저 진행했던 업무는 2가지였어요. 리서치 프로세스를 만들고,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를 진행하는 일이었죠. 기본적인 리서치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보니 UX Researcher로서 ‘프로덕트뿐만 아니라 사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서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우선순위에 따라 요청받은 업무들을 진행하다 보니 그 목표를 실행하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죠.

그러던 와중 Head of UX 써머가 여기어때 퍼소나를 제작해 보자는 제안을 주셨어요. ‘여기어때의 사용자가 누구인지 정의할 수 있는 리서치를 진행해 볼 수 있다니! 너무 좋은 기회잖아!’라는 생각과 함께 의욕적인 마음으로 여기어때 퍼소나 프로젝트를 시작했답니다. 그렇게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하면서 1년간 준비했던 퍼소나를 작년 말, 전사에 배포하게 되었어요. 이번 글에서는 퍼소나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퍼소나를 만들며 어떤 점들을 고려하고 배웠는지 소개드려 볼게요.

퍼소나, 그게 뭐예요?

퍼소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야기하기 전 먼저 퍼소나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죠? 책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에서 퍼소나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어요. 퍼소나(Persona)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다양한 사용자를 실제로 관찰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만드는 전략적 가상의 인물을 뜻해요.

퍼소나 제작 시작하기

Step 1. 퍼소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기

여기어때 퍼소나를 만들기 전에 기존 퍼소나는 존재했을까요? 정답은 NO! 제대로 된 여기어때 퍼소나는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 이유는 ‘퍼소나가 정말 우리한테 필요한가?’, ‘퍼소나가 잘 활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막상 열심히 퍼소나를 만들었는데 실무자에게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해서 먼지만 쌓여가는 퍼소나가 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겠죠? 따라서 퍼소나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퍼소나의 필요성(어떻게 퍼소나를 업무에 녹여 잘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굉장히 중요했답니다.

여기어때에서 퍼소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루도록 할게요.

Step 2. 설문조사로 데이터 수집하기

여기어때 UX Lab 설문조사 발송 이미지

퍼소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필요해요. 그래서 짧은 시간 내에 다양하고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효율적인 도구인 설문조사를 먼저 진행했어요. 설문지에서는 사용자의 숙박/여행의 태도, 행동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아래와 같이 구성했답니다.

  • 숙소 예약 서비스 / 앱 이용 성향에 관한 질문
  • 여기어때 사용에 관한 질문
  • 여행 경험에 관한 질문
  • 인구통계학적 질문

설문조사는 사용자의 의견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오만하게 생각한 저에게 이 설문조사는 생각보다 까다로웠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1) 설문지로 알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데이터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9분 넘게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많은 응답자가 설문지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다고 해요. 설문조사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첫 단추이다 보니 욕망의 설문조사였달까요? 설문지 설계를 다하고 보니 설문지 길이가 어마어마하게 길어졌어요.(평균 12분에 육박하는 설문지.. 하고 싶으신가요?🥲)

따라서 설문지에서 ‘사용자를 유형화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적인 질문인지’, ‘이 질문으로 얻고자 하는 인사이트가 무엇인지’를 떠올리며 질문의 우선순위를 생각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쳤어요. 마치 근손실 없이 설문지의 체지방을 덜어내는 과정이었죠.

(2) 설문지, 응답자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다르고 ‘어’다르다.’라는 속담처럼 UX Researcher가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응답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따라서 ‘질문의 중립성이 잘 유지되었는지’, ‘형용사를 사용해 응답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준 것은 아닌지’ 등 스스로 검열한 뒤, 주변 동료분들께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를 진행하고 설문지를 수정해 나갔어요.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설문지가 완성되었고, 구매 이력에 따라 라이트/모더레이트/헤비 사용자, 20~40대 남/여 1500명에게 설문 조사를 배포했답니다. 결과적으로 설문조사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성향,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그룹화할 수 있었어요.

Step 3. 정량 데이터를 검증하고 퍼소나 그려보기

다양한 정량 데이터 검증을 통해 만든 퍼소나 이미지

앞서 진행된 설문조사 분석 결과는 데이터 인사이트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실제 여기어때 사용자와의 행동 데이터와 비교 ・ 분석하여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였어요. 데이터를 맞춰보기 위해서 설문조사 결과를 키워드로 정리해서 어떻게 데이터로 연결해서 볼 수 있을지 검토하고, 데이터 정합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답니다. 참고로, 여기어때에는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 인사이트팀이 함께 작업해 주셨는데요. 데이터팀이 없는 경우에는 만들려는 퍼소나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 행동로그를 꼭 확인해 보시는 걸 권장드려요!

이외에도 설문조사에서 살펴볼 수 없었던 다양한 사용자 패턴들을 살펴보기 위해 데이터 인사이트 팀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진행했어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용자 데이터에 확신을 가지고 퍼소나 만들기를 진행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사내 동료분들에게도 ‘근거 있는 데이터로 만든 퍼소나’라는 신뢰감을 높일 수 있었죠. 이 과정에서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고민들을 공유드릴게요.

(1) 데이터, 어떻게 요청하죠?

처음 데이터 인사이트팀과 협업하면서 ‘내가 어떤 데이터를 요청할 수 있지?, 보고 싶은 데이터는 다 볼 수 있는 건가?’ 이런 고민을 했었어요.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어떤 데이터를 볼 수 있고 없는지에 관한 범위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죠. 퍼소나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설문조사 인사이트를 키워드화하고, 키워드를 검증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추출하고 싶은지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을 통해 데이터를 보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감을 잡을 수 있었답니다.

(2) 데이터, 어떻게 해석하죠?

데이터 인사이트 팀에서 시각화한 데이터를 공유해 주셨을 때 ‘오, 이걸 어떻게 보고 해석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데이터 팀과 커뮤니케이션하며 하나의 정량 데이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검증하기 위해 후속 데이터들을 뽑아보면서 사용자 패턴에 대해 해석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정량 데이터만으로 사용자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죠. 한편으로 정성 리서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후에 정성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사용자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해 교차검증하며 심층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설문조사와 정량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여 4개의 여기어때 퍼소나 그룹을 만들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여기어때 퍼소나 제작 과정을 낱낱이 소개해드렸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정성 리서치를 통해 먼저 뼈대만 세운 퍼소나에 어떻게 살을 붙이고,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퍼소나가 되었는지 공유드릴 예정이에요.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추신. 바쁘시다면 이것만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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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소연(Jetty) UX Writer

*해당 글과 이미지를 인용 또는 재가공 시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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